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어느 쪽에 제대로 마음을 두지 못하고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일방통행식 ‘조국 구하기’에 실망한 중도층을 향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 하겠다”며 지지층 재결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보수 결집과 당의 오랜 숙제인 ‘중도로의 외연 확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런 여야의 극한 대립이 무당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10, 11일 진행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3.7%로 지난 달 13, 14일 조사(38.5%) 때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22.7%로 지난달(19.6%)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결과 각 당 지지층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여권의 ‘조국 살리기’에 실망한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무당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S 조사에서 무당파는 18.8%로 지난달(16.9%)보다 1.9%포인트 늘어났다. SBS 조사에서도 무당파가 30.5%를 차지했고 ‘모르겠다’(8.0%)까지 포함하면 38.5%에 달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A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을 이탈한 사람들은 탄핵 국면인 2016년 후반기에 민주당 정체성을 가졌다가 조 장관 사태에 실망해 무당파로 되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기존 정당에 등을 돌린 이들이 늘면서 제3당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철회 촉구 1인 시위를 하며 지지자와 인사나누고 있다.2019.9.12/뉴스1 © News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생먼저가 추석 민심”이라며, “수사는 검찰이, 검찰개혁은 장관이, 민생은 국회가, 제자리로 돌아가 성숙하게 자기할일 하라고 국민은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2019.9.15/뉴스1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