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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름 딴 美 단과대 처음 생겼다

입력 | 2019-09-16 03:00:00

일리노이주립대 ‘김원숙 예술대학’
김씨, 美유학후 화가로 이름 떨쳐… 6·25전쟁고아 출신 남편과 함께
143억 기부… “더 높은 목표 이뤄”




12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노멀의 일리노이주립대(ISU)에서 열린 기부금 약정식에서 재미교포 화가 김원숙 씨(왼쪽)와 남편 토머스 클레멘트 씨가 약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일리노이주립대 홈페이지

12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ISU)가 소속 예술대학의 이름을 재미(在美) 작가 김원숙 씨(66)의 이름을 따 ‘김원숙 예술대학’으로 명명했다. 미 단과대학에 한국인 이름이 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사업가인 한국계 미국인 남편 토머스 클레멘트 씨와 함께 이 대학에 1200만 달러(약 143억 원)를 기부했다.

ISU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김 씨의 기부를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는 ISU 교내에서 열린 기부금 약정식에 참석해 “기부는 내가 이곳에서 가졌던 기회와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곳에서 내가 꿈꿨던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래리 다이어츠 총장은 “그가 졸업생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 학생들과 일리노이주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그의 기부금은 학생 장학금, 연습실 및 스튜디오 등 교육 공간 개선에 쓰인다.

김 씨 부부는 모두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씨는 1971년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이듬해 전액 장학금을 받고 ISU로 유학을 가서 미국에 정착했다. 김 씨는 1978년까지 ISU에서 학사, 예술석사(MA), 예술실기석사(MFA)를 취득했다. 남편 클레멘트 씨는 6·25 전쟁고아다. 미국으로 입양된 뒤 일리노이주와 이웃한 인디애나주에서 의료기기 전문회사를 운영해 돈을 벌었다.

김 씨는 회화 소묘 판화 조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에서 64번의 단독 전시회를 열었고 1995년에는 유엔으로부터 ‘올해의 예술가’로 뽑혔다. 그의 작품은 미 뉴욕 현대미술관(MoMA), 워싱턴 국립 여성 예술가박물관, 바티칸 미술관 등에 전시됐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