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현장도 누빈 찰리 콜
1989년 6월 5일 중국 톈안먼 광장으로 들어오던 탱크행렬 앞을 한 남성이 맨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이 순간을 포착해 세계보도사진상을 받은 미국 사진기자 찰리콜이 5일 별세했다.
콜에게 1990년 세계보도사진상을 안겨준 사진 ‘탱크맨’은 필름을 화장실에 숨긴 그의 기지 덕에 빛을 봤다. 1989년 6월 5일 콜은 톈안먼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한 베이징 호텔에 묵었다. 전날 취재를 하다 중국 공안에게 두들겨 맞은 뒤라 발코니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동이 틀 무렵 톈안먼 광장에는 수천 명의 무장 군인과 탱크가 몰려왔다.
탱크 행렬을 찍던 그는 탱크를 향해 다가가는 한 시민을 발견했다.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의 한 남성은 무장하지 않은 맨몸으로 홀로 탱크 앞에 섰다. 그는 셔터를 누른 뒤 공안에게 빼앗길까봐 봉지에 담아 호텔 화장실 물탱크 속에 숨겼다. 이 사진은 뉴스위크지에 보도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인들의 민주화 열기 및 당국의 탄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으로 남았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