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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서·트럼프 화답…訪美 文대통령 촉진자役 ‘분수령’

입력 | 2019-09-16 11:39:00


내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촉진자로 다시 전면에 나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돌파구를 찾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현재까지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22일부터 26일까지 방미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한미정상회담 일자나 의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의제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 중”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북미 간 대화 재개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북미 대화가 하노이 회담 이후로 정체됐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문제에 대해 논의해 진전이 있으면 그다음 트랙으로 자연스럽게 진전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북미 대화를 앞두고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남북미 모두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시한을 ‘연말’로 설정했고, 내년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치적을 쌓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8월 셋째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공개 친서를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초청 의사를 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 역시 꽉 막힌 북미 관계의 개선을 돌파구로 평화경제 주축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구체화할 동력을 얻는다. 남북미 모두 비핵화 협상의 성공 쪽으로 쏠려있는 셈이다.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문을 통해 9월 하순 실무협상을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12일(현지시간) “뭔가 일어날 것”이라고 화답하며 대화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북미대화가)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었다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려는 시작 시점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아직까진 명확하게 가시적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미 간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완성돼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문 대통령의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의 촉진자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어렵게’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는 것이 우선순위다. 이 경우 문 대통령 취임 후 최대의 국제행사인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등 한미 간 사안도 얽혀 있어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번 9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느 분야까지 논의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