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폐쇄-임금인상 이견 못 좁혀… 31개 공장 4만6000여 명 참여 트럼프 “합의하라”… 장기화 안될듯 본사, 추가비용 투입 勞요구 수용땐 한국GM 물량 이전 구조조정 불똥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직원들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파업을 의미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UAW에 가입된 GM 노조원은 4만6000여 명이다. 플린트=AP 뉴시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 사측과 4년 전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하면서 15일(현지 시간) 오후 11시 59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UAW는 미국 자동차 항공우주 농업기계 분야를 대표하는 노조로, 한국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처럼 상급단체 역할을 하며 단체교섭권을 갖고 있다. UAW에 가입된 GM 노조원은 4만6000여 명이다.
미국 GM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당시 GM은 이틀 동안 이뤄진 파업 탓에 일평균 3억 달러(약 357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부품 생산 공장 등이 멈추면 GM의 캐나다·멕시코 조립 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번 GM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3위이자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로 생산시설에서만 4만9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트위터를 통해 GM과 UAW를 향해 “만나서 합의하라”고 촉구한 것도 일자리 감소 우려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들은 GM 노사가 다시 양보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업계는 오히려 이번 미국 GM의 파업이 한국GM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M 본사가 미국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투입하면 한국GM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노조의 파업 장기화는 GM 본사에 엄청난 타격인 만큼 사측이 양보를 해서라도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에서는 5년 연속 적자가 난 상황이어서 타결이 급할 게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은 판매량 확대에는 관심이 없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장은 계속 폐쇄할 것”이라면서 “한국GM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본사에 (구조조정) 빌미를 제공할까 봐 우려스럽다”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