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한 돼지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해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주변 아시아국가에서 발병한 뒤 올 5월 30일 북한에서 발견돼 당국이 방역작업을 벌였으나 국내까지 유입된 것이다. ASF는 사람에게 옮기지는 않지만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돼지의 경우 폐사율 100%로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확진 판정이 나온 어제 오전 즉각 해당 농장과 인근 농장 두 군데의 돼지 3950마리에 대해 도살 처분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파주시 91개 양돈 농가에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염 원인과 경로가 밝혀져야 확실한 방역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농장주나 외국인 노동자 모두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고 북한과 가까운 지역이긴 하지만 해당 농장이 야생멧돼지 방지 울타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아니면 사료 혹은 음식쓰레기인지 감염경로 파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방역전문가들은 앞으로 일주일이 ASF 확산의 고비라고 한다. 이번에는 2010년 구제역 발생 당시처럼 초동 대응이 부실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뒤늦게 대응하느라 과잉 도살 처분이 이뤄져 축산 농가들이 이중 삼중으로 피해를 입었던 과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