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형종.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30)에게 2019시즌은 커다란 전환점이다.
배트를 잡고 처음 1군 무대에 선 2016시즌부터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수비에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한 번의 실수가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외야 수비는 타구 판단과 첫발 스타트 등 갖춰야 할 요소가 많아 단기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형종은 팀 사정에 따라 외야 3개 포지션(좌익수~중견수~우익수)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만큼 누구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넓은 수비범위가 필요한 중견수, 휘는 타구에 대비해야 하는 좌익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면 그만큼 활용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형종은 확실히 수비에서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좌익수(272이닝)와 우익수(265이닝), 중견수(164.1이닝)를 골고루 소화한 것이 그 증거다. 이는 외야 어느 위치에 이형종을 배치해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동반된 결과다. 이형종도 “유지현, 김호 코치님께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수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며 “사실 위치 변동이 많으면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어디서든 편안하게 뛸 수 있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자신 있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타격 성적도 준수하다. 112경기에서 타율 0.293(393타수115안타), 13홈런, 61타점, 출루율 0.364를 기록하며 타선의 든든한 한 축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않는다. 잦은 수비위치 이동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솔직히 한자리만 보는 게 편할 수는 있지만,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선수가 아니다. 한자리에 고정될 수 있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을 쉬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