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썼다.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6으로 패하며 가을야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6년 연속(2010년~2015년) 한국시리즈 진출과 5년 연속(2011~2015년)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2011~201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왕조의 몰락이다. 왕조 시절 이후 최근 4년간(2016~2019시즌) 삼성은 외국인투수들의 부진 탓에 엄청나게 불리한 조건을 안고 싸워야 했다. 애초부터 체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였다. 이 기간 삼성 외국인투수들이 기록한 승패마진은 -31(38승69패)로 처참하기까지 하다. 2019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되는 김한수 삼성 감독은 재임 기간에 외국인투수 승패마진 -23을 안고 싸웠다. 지난 8월 합류해 3승4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한 벤 라이블리가 ‘초특급 투수’로 보일 정도로 외국인투수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김 감독의 공이다. 삼성은 왕조 시절 ‘윈나우’의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2군 유망주들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이 견제세력의 성장을 중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을 장기적인 강팀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 올 시즌 1군에서 이름을 새긴 신인 포수 김도환(19)을 비롯해 박계범, 공민규, 송준석, 박승규 등을 적극 활용하며 동기부여를 했다. “컨디션이 좋으면 계속 나간다”고 자신감을 심어줬고, 박계범과 공민규, 송준석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1군에서 쭉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였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보여주기식 리빌딩이 아니었다. 치열한 승부를 통해 성장을 도모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선수들의 자신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는 장기적인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다. 경쟁체제를 만든 김 감독의 공을 인정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