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일본의 한 기업이 우리에게 제출한 특허권 신청 안건입니다. 의사 대신 수술하는 두 개의 로봇팔이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직원은 다른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자체 데이터 저장소에 비슷한 특허권 신청이 있는지 검색했다. 순식간에 비슷한 사례들이 떴다. “모든 과정이 전자화돼 있다”고 말한 이 직원은 다른 특허권 신청 개념도를 불러온 뒤 “서로 매우 비슷하다. 면밀하게 비교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동아일보를 비롯한 일부 외신에 처음으로 특허권 심사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올해 11월 1일부터 상표권 침해에 대한 징벌 배상액을 피해액의 최대 5배로 강화하는 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특허권 침해도 최대 5배의 징벌 배상액을 물리도록 법을 개정 중이다. 지방법원이 담당하던 특허권 침해 소송 2심을 올해부터 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이 담당하도록 개선해 신뢰도를 높였다. 중국은 2심제를 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35년까지 지식재산권 강국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올해 5월 발표했다. ‘짝퉁 대국’의 오명에서 벗어나 미국을 압도하겠다는 ‘지식재산권 굴기(굴起)’를 본격화한 것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특허권 출원 317만 건 가운데 중국이 138만 건으로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은 60만여 건이었다. 특히 중국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특허권 출원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간 국장은 “대외 개방을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한 이유는 중국의 혁신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짝퉁 제조국’이라고 얕잡아보는 동안 중국은 이미 자국의 첨단 기술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고 자국 미래 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보호할 개혁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대책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