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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게 일반적인 금투자인데 최근 일본 국내에서는 금값이 40년만의 최고가를 보이는데도 팔지 않고 보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에 따른 차익 기대와 미국의 금리추가 인하 가능성,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불안감 등이 금 매각을 꺼리게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금 판매상들이 홈페이지에 올리는 금 매입가격은 이달 초 기준 g당 5500엔(한화 6만 원) 전후다.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엔화 약세가 겹쳤던 1980년 이래 40여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40여년만의 최고 시세를 보이는 요즘이야말로 ‘금 매각 붐’이 일어나야 하지만 무슨일인지 팔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어 “20년 후의 경제환경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금은 유가증권과는 달리 가치가 제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 우려와 주식 등의 시세 급변동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려는 투자자금이 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금에는 금리가 붙지 않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관측도 금 구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금융청은 지난 6월 남자 65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의 무직 노부부가 20~30년을 더 산다고 가정할 경우 공적연금만으로는 최대 2000만 엔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장래에 대비한 투자로 금을 매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매달 일정액의 금을 계속 매입하는 ‘순금적립(純金積立)’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순금적립은 만기가 평균 10년으로 장기보유를 전제로 한 투자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세가 올라도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것은 가치가 떨어지기 어려운 자산으로 금이 전례없이 주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