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병역의 의무 기피 의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유승준. 재외동포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7월 대법원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뒤 20일 파기 환송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SBS
■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 파기 환송심’ 첫 공판 앞두고 논란 휩싸인 유승준, 과거 인터뷰 확인해보니…
SBS ‘한밤의 TV연예’ 인터뷰서
“내 입으로 군대 가겠다 한 적 없다”
누리꾼들 과거 인터뷰 영상 공개
유승준 향한 조롱섞인 비난 폭주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의 한국 입국에 대한 강한 집념이 또다시 스스로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그는 20일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을 앞두고 돌연 “처음에 군대에 가겠다고 제 입으로 말한 적이 없다”면서 당시 여론과 상황에 떠밀렸을 뿐, 병역 기피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모으고 있다.
이후 누리꾼들은 유승준이 과거 한창 활동할 당시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군 입대와 관련해 언급한 발언을 공유하고 있다. 남성 누리꾼들은 “우리도 한번도 군대에 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입영통지서 받고 입대했다”며 조롱 섞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병역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꼬집었다.
유승준은 과거 병역의 의무에 대해 대체 어떻게 말했을까. 그가 한창 활동하던 1990년대 말부터 영구 입국할 수 없게 된 2002년 초까지 그가 내놓은 발언을 정리했다.
●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 입대 신체검사를 받겠다. 다만 팬들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1년간 입영을 연기하겠다.” “국내법에 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영원히 한국에서 살기 위해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 당당히 응하겠다.” (2001년 2월27일 일간스포츠 보도)
● “뭐…, 어떤 편법을 사용한다든지 그런 건 생각을 안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처해진 그런 환경을 제가 주어진 대로 잘 극복해 나가야 하고 그걸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 8월7일 대구지방병무청에서 징병 신체검사를 받은 후)
●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에 가야하는 것.” “남자는 때가 되면 (군대에)다 가게 돼 있고.” (코미디TV 화면 자료 영상)
가수 유승준. 동아닷컴DB
유승준은 징병 신체검사를 통해 2001년 9월1일 공익근무 요원 복무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02년 1월 공연 등을 이유로 출국한 후 같은 달 18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같은 해 1월23일 한국 국적 상실을 신고해 병역 의무가 자동 소멸됐다.
● “당시에는 병역 의무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어서 당연히 시민권을 신청해야 되는 것으로 알았다. 신청 이후에야 한국에서 병역 의무 대상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대한 시민권 발급 시기를 미루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인생 목표를 위해 시민권을 받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서 군대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도 쉽사리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수 없어 오랫동안 고민했다. 다시 이런 기회가 오더라도 결국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입대와 관련해 팬들에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하다. 스스로 유익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다.” (2002년 1월 MBC ‘PD수첩’. 유승준은 미국 시민권 취득과 관련해 이미 그 2년 전인 2000년에 신청했던 사실을 직접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모았다.)
● “국민 여러분을 우롱하거나 의도적인 계획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년 반 동안의 사회복무를 하고 나면 제 나이가 거의 서른이 된다. 사실상 제 가족과는 생이별과도 마찬가지이고. 나이도 있고 댄스가수의 생명이 짧은 것을 저 자신이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번복은 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2002년 2월2일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 입국 금지 당한 뒤 MBC ‘섹션TV 연예통신’이 공개한 발언)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