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백원우 불출마로 운 띄워… TK 전략공천설 김수현도 뜻 접어 신인에 가점 주는 공천룰 확정, 현역 의원 하위 20%는 감점 공공기관장 자리로 무마 가능성 조국사태로 물갈이 폭 커질수도… 일각 “국면 전환용 물타기 아니냐”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뒷모습)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과 조국 법무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도 참석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내년 4월 21대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론의 운을 뗀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이 불출마 깃발을 들며 용퇴 촉구에 나선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채찍과 당근을 통해 현역 의원 30명 안팎의 물갈이를 이뤄내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 역대급 물갈이 불가피할 듯
민주당은 7월 정치 신인과 여성에 대한 가산 비중을 높이고 현역에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총선 공천 규칙을 확정했다. 컷오프나 전략공천 등을 동원한 ‘인위적 공천 학살’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한 쇄신 공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 물갈이 끌어내기 위한 당근 아이디어도
여권에선 실질적인 물갈이를 이뤄내기 위해 다선 중진들을 유인할 수단도 궁리하고 있다. 배지 대신 공공기관장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등 임기가 곧 끝나는 기관장 자리에 새 인사가 나지 않고 있다. 불출마를 결심하는 중진 의원들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구 개편 시 75명으로 늘어나는 비례대표 의원직에서 당선권이 가능한 순번을 부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오래 해당 지역을 관리했고, 청와대 출신 신인들도 조국 사태 이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해 여론전에서 불리한 만큼 물갈이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양정철 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물갈이 조짐이 잇따르자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날 한 매체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보도한 뒤 당에선 공식 반박했지만 안팎에선 빨라진 ‘물갈이론’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총선 정국’으로 넘어가 물타기 하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