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우영관의 ‘곰탕’.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곰탕이란 말은 광복 이후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곰탕의 ‘곰’은 분명 ‘고으다’ 혹은 ‘고다’에서 온 것이고, 이는 식재료를 푹 삶거나 달여 진액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결국 곰탕은 고깃국 전체를 대표할 테고 설렁탕, 꼬리곰탕, 소머리국밥, 고기국밥 등은 곰탕의 부분집합이라고 해도 무방하겠군요. 서양 음식에서도 ‘부이용’이라는 육수농축액과 ‘콩소메’라는 맑은 고기육수가 있습니다. 곰탕육수처럼 표면에 뜨는 기름기를 정성껏 제거해 맑은 육수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맑은 콩소메에 밥을 말면 서양식 곰탕이 되지 않을까요? 밥 대신 쌀국수를 넣고 생선 소스와 고수를 추가하면 베트남 쌀국수로 변신할 수도 있고, 차가운 콩소메에 메밀국수를 말면 냉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어떤 고기국물이든 요리사의 영혼까지 푹 고아야 제맛이 나옴은 당연하겠지요.
곰탕이 대표적인 곳으로는 나주, 현풍, 영천, 진주, 서울 등이 있습니다. 황해도 해주 역시 곰탕이 유명하다지만, 평양냉면집의 온반도 널리 보면 곰탕 계열이고, 함경도 음식인 가릿국도 곰탕 가문의 일원일 테지요.
실화인지는 모르겠으나 곰탕을 영어로 ‘bear soup’이라 쓴 곳이 있었다지요? 든든한 곰탕 한 그릇은 웅담이 들어간 실제 ‘bear soup’ 못지않은 건강식임을 말하려 했던 걸까요.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 맑은곰탕운중: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383, 곰탕 1만1000원
○ 애성회관한우곰탕: 서울 중구 남대문로5길 23, 곰탕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