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그동안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특사로 일해 온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지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브라이언에 대해 “나와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 “매우 유능한 사람이다”고 찬사했으나 존 볼턴 등 전임자들에 비해 “지명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오브라이언은 작년 5월 국무부 특사로 발탁되기에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절이던 2005~6년 유엔총회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고 종종 공화당 정치인들의 외교·안보정책 자문 역할을 한 적도 있지만 ‘본업’은 변호사다.
◇ “불평 없이 일할 사람 물색…폼페이오와 관계도 고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브라이언이 국무부에서 인질 문제를 담당하기 전까진 그를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이 Δ‘돈을 쓰지 않은 채’ 터키·예멘 등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을 빼내오고 Δ“대통령의 지원이 없었다면 인질 구출은 불가능했다”며 그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면서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자기과시를 좋아하는 사람(showboater)이 아니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consensus builder)을 원한다는 걸 보여줬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는 일 없이 막후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새 보좌관으로 물색해왔다”면서 “볼턴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잘 지낼 수 있을지’도 주요 고려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새 보좌관 추천을 받았지만, 특히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오브라이언도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보보좌관 후보로 추천한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 중 1명이다.
◇ 외교·안보관 자체는 ‘볼턴과 큰 차이 없다’ 평가
그러나 오브라이언이 성향이나 업무 스타일 면에선 전임 볼턴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외교·안보관 자체는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오브라이언은 2005년 당시 유엔주재 미 대사였던 볼턴과도 함께 일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NSC 관계자는 “다양한 현안이 있지만, 오브라이언의 최우선 과제는 NSC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관계부처 간 조율이란 NSC의 본질적 기능을 복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