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디지털 디바이드 따른 ‘新금융소외’
디지털 금융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최근 늘고 있는 온라인 전용 ‘알짜 예·적금’에서 60대 이상 은퇴·노년층이 심각하게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은행들이 내놓는 온라인 전용 예·적금은 영업점에서 가입하는 오프라인 상품보다 금리가 높고 혜택이 좋은 편이다. 노년층이 인터넷을 잘 다루지 못해 생기는 ‘디지털 디바이드’가 쏠쏠한 재테크 기회를 박탈하는 ‘신(新)금융소외’를 낳고 있는 셈이다.
○ 1초 만에 마감된 카뱅 특판, 60대 가입자 0.1%
동아일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받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온라인 전용 예·적금 가입자 중 60대 이상의 비중은 평균 3.3%에 불과했다. 전체 가입자 100명당 3명꼴밖에 안 되는 셈이다. 원래 노년층은 안정적이고 운용이 간편한 정기예금에 많이 가입하는 편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7월 연 5%의 고금리로 화제를 모았던 카카오뱅크 특별판매 정기예금 가입자는 60대 이상이 0.1%에 불과했다. 반면 30대(50.3%), 20대(39.3%)는 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 ‘알짜 금융상품’에서 노년 소외 더 심각해질 듯
노년층은 다른 사회 취약 계층보다 디지털 소외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접근성 및 활용 역량 등을 종합 분석한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장·노년층이 63.1%였다. 장애인(74.6%), 저소득층(86.8%), 농어민(69.8%) 등 다른 계층에 비해 낮은 수치다.
노년층의 금융 소외는 은행권이 비대면 전용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으로 고금리 상품이 나오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은행권 인력이 감소하는 추세라서 인건비를 절약해야 하고, 카카오뱅크와의 경쟁이 심해져 영업점 창구를 찾는 고객에게조차 온라인 전용상품으로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