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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포용’ 트뤼도 캐나다 총리, 인종차별 전력 구설수

입력 | 2019-09-20 03:00:00

“18년전 파티서 유색인 희화화 분장” 보도 나오자 사과… 선거 앞두고 곤혹




이민자 포용 정책을 펼치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가 18년 전 한 파티에서 ‘브라운페이스(brownface)’를 했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브라운페이스는 연극 등 공연에서 백인이 다른 인종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갈색으로 분장하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이처럼 피부색을 짙게 칠하는 분장은 흑인을 희화화한다고 비판을 받으며,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것.

18일 타임지는 트뤼도 총리가 웨스트포인트그레이아카데미 교사로 재직하던 2001년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주제의 코스튬 파티 모습이 담긴 졸업앨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트뤼도 총리는 깃털이 달린 터번과 품이 넓은 아랍풍 의상에 얼굴과 손 등을 짙은 색으로 칠하고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트뤼도 총리는 이날 자신이 파티에서 브라운페이스를 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트뤼도 총리가 속한 캐나다 자유당의 캐머런 아흐마드 대변인은 “당시 파티에서 트뤼도 총리는 알라딘으로 분장했다”고 확인했다.

트뤼도 총리도 보도 직후 선거 유세를 위해 이동하던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일생을 인종차별 및 다문화에 대한 배척과 싸우며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일해 왔다”며 “그때 그래서는 안 됐다. 당시에 브라운페이스가 인종차별적이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고, 이제는 안다. 정말 사과한다. 내 자신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논란이 재집권을 위해 일주일 전 선거캠프를 꾸린 트뤼도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