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180개국 대상 양성평등 SIGI 조사
불평등 정도 23%…불가리아와 공동 51위
낮은 수준 차별 존재…1위 스위스는 8.1%
임금격차 등으로 노동권리 불평등도 높아
밤길 걷는 여성 안전성, 72개국 중 65위에

전 세계 180개국 중 우리나라의 성별 불평등 정도는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었다. 남녀 가사 격차나 노동권, 여성의 고위직 관리 진출 분야에서는 성평등 정도가 하위권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더 많고 고위직 진출은 저조했다. 특히 스위스나 덴마크, 캐나다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양성평등 정도가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센터가 180개국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관련 사회제도지수(SIG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SIGI 지수는 23%다. SIGI는 ▲가정 내 차별 ▲신체적 자유 제한 ▲생산자원에의 접근 ▲시민적 자유 제한 등 4개 영역에서 각 세부항목별 평가를 통해 산출한다.
우리나라의 SIGI 영역별 점수는 가정 내 차별 22%, 신체적 자유 제한 18%, 생산자원에의 접근 33%, 시민적 자유 제한 20% 등이었다.
가정 내 차별 영역에서 가사 분담을 보면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4.4배의 시간을 투입하고 있었다. 이는 수치가 조사된 102개국 중 86위에 그치는 수준이다. 스웨덴은 1.26배 차이 밖에 없어 이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도 남성 대비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1.5배를 넘기지 않았다.
신체적 자유 제한 영역에서는 18%로 비교적 불평등 정도가 낮았다. 그러나 개발센터는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여성 비중이 17%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가정폭력 경험 비율은 파키스탄(85%), 기니(80%)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캐나다(2%), 싱가포르(6%)와 비교하면 높다.
여성의 관리직 진출에 대한 불평등 정도도 89%로 차상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18년 여성임원 현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임원 1만4460명 중 여성은 518명으로 3.6%에 불과했다.
시민적 자유 제한 영역에서는 밤길을 여성 혼자 걸을 때 안전성이 51%를 기록해 응답국가 72개국 중 오스트리아, 콩고와 함께 공동 65위에 머물렀다. 핀란드는 안정성이 9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등도 안정성 80%를 상회했다.
개발센터는 국내 정치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특히 정책 결정직에서 지속적으로 과소대표 돼 있다”며 “국회에서 남성 의원의 비중은 83%에 이르며 지방정부의 여성 고위직 비중도 낮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