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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中코앞에 이지스함… 中은 이란-러와 연합 훈련

입력 | 2019-09-23 03:00:00

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美중심 연합국 무력시위 벌여
홍콩언론 “中, 이란지지로 美견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연합국과 중국의 해상 무력시위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중국이 이들 지역 영유권을 주장하며 세력을 확장하자 미국과 일본 등 다국적 연합국이 협공으로 대응하면서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형국이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1척은 20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올해 들어 8번째다. 미 해군 7함대는 NHK에 “미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에 따른 통상적 항해라고 주장하지만 속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해 온 중국은 미 군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것은 중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에 걸쳐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 한국 등 8개국 함선과 항공기가 북한의 환적(換積·화물 바꿔치기)을 감시하고 있다”며 “각국은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프랑스 군함이 4월, 캐나다 군함이 6월과 이달 대만해협을 각각 통과했다. 북한 환적 감시를 명분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토 도시유키(伊藤俊幸·전 방위성 정보관) 가나자와공대 도라노몬대학원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다국적 틀을 갖춰 중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할 때 발언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중국 구축함 2척을 포함한 함정 6척이 오키나와(沖繩) 인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며 일본에 무력시위를 했다. 7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중국 군함이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나아갔다.

중국 공용 선박이 오키나와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의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빈도도 크게 늘었다. 7월 말 현재 침범 선박 수는 82척으로 지난해 1년간 침범한 선박 수(70척)를 넘어섰다. 중국은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남중국해에서 대함(對艦)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러시아 이란 등 반미(反美) 국가들과의 군사 훈련 횟수도 늘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이란 매체를 인용해 “중국 러시아 이란이 오만해와 인도양 북부 공해에서 조만간 연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전술적, 군사적 경험 교환 외에도 참가국 간 공통점을 과시하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중국이 이란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이란과 연합 훈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원유 수입 등 중동에 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국이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