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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서 한일 중재 나서야”

입력 | 2019-09-23 03:00:00

엥걸 美하원 외교위원장 서한
“한일 갈등, 美경제-안보에 영향… 美정부, 이견 해소 기회 만들어야”
공화당 간사와 함께 중재 촉구… 美하원, 24일 동맹강화 결의안 표결




제74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 갈등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엘리엇 엥걸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당·사진)과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는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간 고조되는 갈등을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엥걸 위원장과 매콜 의원은 서한에서 “최근 (한일) 관계의 긴장이 경제, 안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의 안보와 미국 기업들에 실질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일 갈등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 안보, 평화의 공동 이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사이를 선도적으로 중재하고 양국이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도록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말 74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일이 이견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문 대통령, 아베 총리 모두와 관계하는 기회를 갖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간 뉴욕에서 한일 정상을 직접 만나 갈등 해결을 중재하거나 최소한 사태 악화라도 막아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엥걸 위원장 등은 또 행정부에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한일) 양국 간 대화 촉진을 위한 국무부의 노력에 감사하지만, 미국의 핵심 동맹국 간에 진행 중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지속적인 고위급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미 하원은 한미일 정상 등 세계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유엔 총회 일반 토의 기간인 24일 한미일 동맹 강화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 나선다. 이 결의안은 7월 외교위를 통과했다. 엥걸 위원장 등은 “하원은 다음 주 유엔 총회 기간 이 조치에 대한 표결을 할 것”이라며 “미국의 노력에 추가적인 지지를 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행정부의 한일 갈등 중재 노력에 의회 차원의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