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대표적 외교성과로 꼽아… “회담 안풀려도 상대 아는건 소득” 北美 협상 앞두고 잇단 유화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 개선을 자신의 취임 후 3년간 대표적 외교 성과로 꼽으며 북한과 ‘좋은 관계’를 앞세운 유화적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최소한 최근 3년 동안 이 나라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며 “그의 나라(북한)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김 위원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자들과의 평화협상 결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회담을 가질 의향이 있었다. 회담은 좋은 것이라고 진짜로 믿는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회담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다. 그럴 때조차도 상대방을 알 수 있게 된다. 회담이 결렬된다고 해도 상대방을 알게 되는 소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 언급을 환영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관련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외교 소식통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나 김명길 대사가 잇단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라며 “북쪽에서 9월 말을 먼저 언급한 만큼 늦어도 10월 초에는 북-미가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