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오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를 김포시 양촌읍 가현리에 있는 한 양돈 농가의 샘플을 채취해 검역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이 나자 방역관계자들이 소독에 사용할 생석회를 옮기고 있다. 2019.9.23/뉴스1
경기 파주시, 연천군에 이어 김포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16일 파주에서 첫 발병한 ASF가 경기 서부로 확산한 것이다. 초기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ASF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돼지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한강 이남에서 ASF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농가는 이날 오전 6시 40분 어미 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이고 1마리가 폐사했다며 당국에 신고했다. 어미 돼지 180마리를 포함해 180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다. ASF가 처음 발생한 파주시 농장에서 약 13.7km 떨어져 있고 두 번째 ASF 발생지인 연천군 농장으로부터는 45.8km 거리에 있다.
정부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를 살처분하도록 규정하는 ‘ASF 긴급행동지침’보다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3km 이내 농가의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이번 김포 인근 농가를 포함해 ASF로 총 2만 여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 농장 역시 다른 두 확진 농장과 마찬가지로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농장은 멧돼지 침입에 대비해 울타리가 설치돼 있고 잔반을 사료용으로 돼지에게 주지 않는 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2명과 농장을 운영하는 부부, 그 아들은 7월 이후 해외여행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이후 멧돼지나 감염 돼지의 분뇨가 강물에 섞여 흘러내려와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임진강과 한강 하구 합류점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북한 접경 지역 외에 한강 이남에서도 ASF 확진 판정이 나며 방역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김현수 농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주재한 대책회의에서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소독약과 생석회 등 그간의 방역 조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전국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집중 소독에 나섰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