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 치악산 구룡사 일원에 국내 첫 황장목(黃腸木) 숲길이 탄생했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달 초 구룡사 길에 설치됐던 금강소나무길 이름판을 철거하고 황장목 숲길 이름판을 설치했다.
황장목은 최고급 소나무 수종이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 산림학자인 우에키 호미키가 금강소나무로 이름 붙여 그 이후로 이 명칭이 사용돼 왔다. 이번 황장목 숲길 탄생은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옛 이름을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황장목은 줄기가 곧고 황색이며 재질이 단단한 최고급 소나무로 조선시대 때 왕의 관이나 궁궐 건축, 병선(兵船) 제작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황장금표를 설치해 특별 관리했다. 전국의 황장금산(禁山)이나 황장봉산(封山) 60곳 가운데 43곳이 강원도에 있을 정도로 황장목은 강원도에 많이 서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치악산에는 구룡사 일대에 3개의 황장금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