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티브와 내년 설립… SW-車 개발
현대차그룹은 23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자동차 부품 및 SW 기업인 앱티브와 미국에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밝혔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내년 중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 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봇택시 사업자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용 SW를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향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기존에 앱티브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등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를 대체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도 합작회사의 연구 거점이 신규 설립돼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합작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특허 제공, 차량 개조, 인력 지원 등을 통해 기술교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 정의선 ‘미래車 게임 체인저’ 승부수 ▼
현대차, 자율주행에 2조원 투자
자율주행 세계 3위 美기업과 합작, 후발주자서 글로벌 최선두권 도약
2022년까지 SW 개발-공급 계획… 中-러시아서도 미래차 가속페달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미국의 자동차 부품 및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을 각각 50% 소유하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직접 투자금 16억 달러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식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 가치 등 총 20억 달러를 출자한다. 연산 30만 대 규모의 해외공장을 건설하는 데 대략 1조 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은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수준을 미래차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식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회사에 출자한다. 합작법인 이사회는 양측 동수로 구성돼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 대표이사를 어느 쪽이 맡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 부품 및 자율주행 분야의 인지시스템과 SW 등을 보유한 회사로 전 세계에 임직원이 14만 명을 넘는다. 특히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모으고 있는 레벨 4단계(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변 상황에 맞춰 주행) 이상의 순수 자율주행 분야는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에 이은 글로벌 3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정 수석부회장이 취임한 후 현대차는 미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이어왔다.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및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중국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7월 러시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얀덱스와 러시아 전역에서 로봇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발표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차 기술 중에서도 최상위 기술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2009년부터 ‘X프로젝트’라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각자 전략적 파트너와 손잡고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