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치마를 입은 모습의 단군 영정. 오른쪽 아래 화기에 ‘광서 9년’(1883년)이라고 적혀 있다. 단군문화포럼 제공
특히 화기(畵記)에 ‘광서 9년(1883년) 계미 10월 봉안’이라고 적혀 있는 단군 영정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위 폭 51.5cm, 아래 폭 49cm, 높이 80cm로 천에 그렸으며, 우하단 화기에 ‘시주 을해생 김전(金奠), 을축생 이두성(李斗聖), 편수(片手·사찰의 건축, 단청, 목공 기술자) 을묘생 김관오(金觀伍)’라고 적혀 있다. 전시를 주관한 단군학자료원 임채우 원장은 “영정의 색동치마는 고구려 수산리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의상과 유사하다”면서 “충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부여 단군 영정보다 더 오래된 현존 최고(最古)의 단군 영정이며, 1910년 대종교에서 그린 단군 영정의 모본(母本)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 단군 신앙은 오늘날 북한 지역인 구월산 삼성사, 묘향산 단군굴, 평양 숭녕전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숭녕전에는 영정을 모시지 않았고 단군굴은 참배가 쉽지 않았기에, 이 영정이 삼성사에 있던 것이라고 임 원장은 추정했다. 19세기 삼성사에 단군 영정이 봉안돼 있었다는 건 옛 한시에서도 확인된다.
‘광무 9년’(1905년)이라고 새겨진 천부경 각석도 전시에 나온다. 이 각석의 발견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10월 4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개최된다. ‘단군학 총서’ 발간 기념 학술대회도 앞선 이달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