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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류석춘 교수 강의중단 조치

입력 | 2019-09-24 03:00:00

대학측 ‘위안부는 매춘’ 발언 조사
시민단체, 명예훼손 등 혐의 檢고발… 류석춘 “발언 진의 왜곡돼” 입장문




연세대가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과 비슷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64)의 해당 강의를 중단시켰다. 이 대학 윤리인권위원회는 류 교수의 강의 운영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연세대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소속 교수의 강의 중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위안부 관련 발언이 있었던) 류 교수의 9월 19일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가 공식 조사를 시작했고 교무처는 류 교수의 해당 강의를 중단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류 교수는 논란이 된 발언을 했던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맡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강의는 계속한다. 연세대 사회과학대는 26일로 예정된 발전사회학 강의는 휴강하고, 이후로는 다른 강사에게 수업을 맡길 계획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성희롱 혐의로 23일 류 교수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송영길, 우상호 의원 등 연세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14명은 이날 김용학 연세대 총장에게 “류 교수를 즉각 모든 수업에서 배제하고 학교가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교수직을 박탈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 내 류 교수의 연구실 앞에는 ‘왜곡된 역사의식 조장하는 수업 거부한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책임지고 사과하지 않을 거면 물러나라’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지가 여러 장 붙었다.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매춘이 식민지시대는 물론이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여성이 매춘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며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해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번 해 볼래요?’라고 물은 건 매춘이 아니라 조사를 두고 한 말이었다는 취지다. 류 교수는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이나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도 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