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제살깎기 양상… 디플레이션 재연될 가능성도
다음 달 1일 일본 정부가 소비세(부가가치세)를 8%에서 10%로 인상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잇달아 가격을 내리고 있다. 소비자는 즐겁다. 하지만 자칫하면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생활잡화점 무인양품은 ‘10월 1일 소비세율 인상에도 가격은 안 바뀐다’고 적힌 포스터를 매장에 대대적으로 게시했다. 소비세가 2%포인트 인상되는 만큼 제품 가격을 인하해 예전 가격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제품 가격 태그와 매장의 가격 표시를 바꿀 경우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서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1000개 점포를 운영 중인 드러그스토어 체인 ‘코스모스 약품’도 가격을 낮춰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KFC와 맥도널드도 상당수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도쿄신문은 일본 주요 사료회사를 취재한 결과 미국산 옥수수 사료를 별도로 수입하려는 회사는 전혀 없었다고 23일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 기업이 미국산 옥수수 275만 t(약 600억 엔어치)을 수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아베 정권이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한 약속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신문은 “미일이 무역협정을 타결한 뒤 옥수수 문제가 양국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