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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살인 진범 수사 답보…유일한 목격자 ‘버스안내원’도 연락두절

입력 | 2019-09-24 11:06:00

© News1


경기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씨(56)가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나서면서 경찰 수사가 답보 상태다.

30여년 전 이 사건을 직접 지휘했던 하승균(73) 전 총경은 유일한 목격자인 ‘버스안내원’에 주목하고 있다.

하 전 총경은 1986년 12월 발생한 4차 범행부터 화성연쇄살인 현장을 돌며 범인을 쫓은 인물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다.

24일 하 전 총경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 사건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얼굴을 본 목격자는 버스기사 강씨와 안내원 엄양 두명 뿐이었다”며 “하지만 강씨는 4년전 암투병 중 사망했다. 안내원인 엄양만이 유일한 목격자”라고 밝혔다.

이어 “엄양이 이씨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다면 과거 버스에 탔던 범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특징을 기억해내 당사자 여부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전 총경이 거론한 버스기사와 안내원은 1998년 9월 7일 발생한 7차 사건 목격자다.

이들은 당시 조사에서 “사건 당일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옷이 흠뻑 젖은 남자가 현장 부근에서 버스에 탔다. 스포츠형 머리에 신장 165~170㎝, 오뚝한 코에 날카로운 눈매의 24~27세가량 남자였다”고 경찰에 진술했었다. 이들의 진술은 지금의 화성연쇄살인범의 몽타주가 만들어진 배경이 됐다.

7차 사건 피해여성의 유류품에서 나온 DNA는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씨의 DNA와 일치한다. 이는 몽타주 속 인물이 이씨를 바탕으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다.

버스안내원의 ‘기억’이 이씨의 진범 여부를 가릴 중요한 단서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안내원 엄씨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하 전 총경은 “1994년도에 엄양과 마지막 통화 후 연락이 되질 않고 있다”며 “경찰이 엄양을 찾게 된다면 답보를 거듭하는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력용의자 이씨를 상대로 3차례에 걸친 대면조사를 진행했지만 이씨가 범행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그간 조사에서 이씨가 진술했던 내용을 분석 중이다. 이번 주에 있을 4차 대면조사에서 그를 압박할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동시에 경찰은 유일 목격자인 버스안내원 엄씨를 찾는 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엄씨를 통해 당시 목격했던 용의자와 이씨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 지역에서 10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사건으로,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꼽힌다.

범인은 14세 여중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여성 노약자만 골라 범행했으며, 그 전까지는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성도착적인 방식으로 살해해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살인사건으로 기록돼 왔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