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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정신병원 패션’ 논란…무대 위 모델 무언의 항의

입력 | 2019-09-24 14:12:00

구찌 공식 인스타그램/아이샤 탄 존스 인스타그램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정신 질환자를 연상케 하는 콘셉트로 패션쇼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전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0 SS(봄·여름) 구찌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구속복(straitjacket)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고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구속복은 폭력적인 정신질환자 등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히는 의상이다.

이날 패션쇼에서는 끈이나 결박벨트 장식이 붙은 백색 의상을 입은 모델이 무빙워크에 선 채 무기력한 표정으로 무대를 지나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런데 이때 모델들 가운데 한명인 ‘아이샤 탄 존스’가 말없이 자신의 양손을 펼쳐 보였다. 손바닥에는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는 패션쇼가 끝난 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은 이들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고, 그들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찌는 무감각하고, 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구찌의 크레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공식인스타그램을 통해 "현대사회의 사회적 규범 때문에 정체성이 억압받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