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을 주제로 강의를 하기위해 강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9.24/뉴스1 © News1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수업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가운데, 류 교수는 24일 예정돼있던 교양수업을 그대로 강행했다.
류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사무실로 출근했다. 오후 4시로 예정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수업 준비를 위해서다.
연세대는 발언논란이 불거진 ‘발전사회학’ 강의는 중단했으나, 류 교수의 다른 강의인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수업은 중단하지 않았다. 일부 관계자들이 류 교수에게 수업 중단을 권했으나, 류 교수가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옆에는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운영위원회가 붙인 ‘자유 없는 진리 추구의 현장에서’라는 제목의 입장문도 붙었다. 운영위원회는 “류 교수는 폭력적, 혐오적, 모욕적 언행에 대해 사과하고 징계위의 결정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며 학교에도 징계위 회부 및 파면을 촉구했다.
건너편에는 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한다는 대자보도 붙었다.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재학생·졸업생 일동’은 “류 교수가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것은 매춘 권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그렇게 읽힐 여지가 충분했다는 점에서 류 교수는 학생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언론과 정치권이 정치적으로 류 교수를 파면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다”며 “학교 당국은 류 교수의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수업준비를 위해 사무실에 있던 류 교수에게 보수 유튜버가 뛰어드는 소동도 벌어졌다. 자신을 ‘서울의 소리 대표’라고 소개한 백은종씨(66)는 류 교수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매국노를 간첩죄로 체포하겠다”며 소리지르고, 류 교수의 팔을 잡아끌었다.
강의 시작 시각인 오후 4시가 지났는데도 모습을 비치지 않던 류 교수는 오후 4시9분쯤 사무실을 나섰다. 류 교수는 논란에 관한 입장, 학생에게 사과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만 답했다.
류 교수는 원래 수업 시작 시각보다 15분여 늦게 강의실에 도착했다. 외부자의 난입으로 수업이 방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세대 관계자들은 강의실 문 앞에서 출입자를 하나하나 확인해 들여보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류 교수는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며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많은 국가가 매춘을 용인하고 있는데 일본만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판 것인가”라며 “살기 어려워서 (제발로) 매춘하러 간 것”이라는 답을 했다고 한다.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총학생회와 대학당국이 이번 발언을 두고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발언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며 ”강의실에서의 발언을 맥락없이 비틀면 명예훼손문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는 학교 차원의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연세대는 ”소속 교수의 강의 중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19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