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설립된 마켓컬리(대표 김슬아)는 당일 주문한 식료품을 다음날 새벽에 배달하는 이른바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 업체는 빠른 배송과 더불어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꼼꼼한 포장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스티로폼 상자나 아이스팩, 비닐 파우치 등의 포장재가 지나치게 많이 쓰이는 탓에 과도한 쓰레기가 발생하고 친환경적이지도 못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켓컬리 기자간담회장 전경 (출처=IT동아)
주식회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
마켓컬리의 신형 포장재 및 부재료 (출처=IT동아)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한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할 예정이다. 마켓컬리의 올페이퍼 챌린지는 우선 9월 25일부터 주문된 샛별배송 제품부터 적용되며, 향후에는 택배배송 제품에도 2021년까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의 새로운 포장재는 100% 종이로 제조한다 (출처=IT동아)
종이 포장으로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103회 이상의 테스트 및 1,550회 이상의 모니터링을 거쳤으며 그 결과, 냉해(낮은 온도로 인해 재료가 어는 현상)나 해동(냉동식품이 녹음)으로 인한 피해는 0.015% 이하, 배송 중에 제품이 파손되는 피해는 0.4% 이하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올페이퍼 챌린지의 본격화로 인해 비닐은 연 210톤, 스티로폼은 연 2,130톤 분량의 감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로폼이나 비닐과 달리 종이는 재활용율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친환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김슬아 대표는 강조했다.
행사장에 비치된 새로운 배달용 상자 '에코박스 V3' (출처=IT동아)
한편, 올페이퍼 챌린지와 관련, 마켓컬리는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소셜 벤처 기업인 ‘트리플래닛’과의 협력도 발표했다. 마켓컬리 고객이 제품 이용 후 쓸모 없어진 종이 포장지를 문 앞에 내놓으면 트리플래닛에서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종이 재활용 수익금을 이용해 초등학교 교실내 건강한 숲 조성에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행사장 전경 (출처=IT동아)
다만, 이러한 과정에는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품질유지 및 친환경, 그리고 사회기여를 강조하기에 앞서, 충분한 이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켓컬리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적자액은 약 600억원이 이른다. 물론 그 이상의 금액을 외부에서 투자 받긴 했지만, 나중에 회사를 비싸게 팔기 위해 몸값 불리기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행사를 진행한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현재 발생하는 적자의 성격이 중요하다"며 "대부분의 적자가 초기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직원 채용을 위해 생긴 것이고 이를 제외한 공헌이익(매출액-변동비) 측면에선 약 2년 전부터 이득이 발생하고 있으니 조만간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