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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캠퍼스’ 등 해외 설립 가능해진다

입력 | 2019-09-25 03:00:00

교육부, 대학 해외캠퍼스 허용 추진
“실용음악-뷰티 등 해외 수요 많아 전문대 등 해외진출 활발해질 것”
초중고 주변 당구장-만화방 허용




#1. 2022년 8월 태국 방콕에 ‘한국대 방콕캠퍼스’가 문을 열었다. 캠퍼스에는 케이팝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실용음악과가 설치됐다. 작곡부터 노래 발성, 댄스까지 케이팝을 배우려는 태국 학생이 몰리면서 입학 경쟁률이 치솟았다.

#2. 같은 해 말 베트남 하노이에는 ‘대한대 외식조리학과 캠퍼스’가 설립됐다. 베트남에서는 갈비와 비빔밥 등 전통 음식부터 치킨과 떡볶이 같은 간식까지 한국 음식이 인기다. 지원자가 몰리자 학교 측은 패션 등 다른 실용학과의 추가 개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두 사례 모두 아직은 법적 근거가 없어 실현이 불가능한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3, 4년 후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교육부가 규제 개혁을 통해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립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대학은 해외에 ‘분교’만 설치할 수 있었다. 분교는 본교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엄연히 학교다. 교지(校地)와 교사, 교원 비율 등을 학생 수에 맞춰 확보해야 한다. ‘캠퍼스’는 다르다. 일부 학과 또는 단과대로만 구성돼 분교보다 설립이 용이하다. 그러나 해외에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교육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7월까지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립을 허용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학과 및 정원의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해당 규제는 전문대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개선을 건의했다. 오병진 전문대교협 기획실장은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맞닥뜨린 전문대들이 그동안 실용음악과 뷰티, 보건 등을 중심으로 여러 번 해외 진출을 추진했지만 근거 법령이 없어 어려웠다”며 “앞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전문대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해외 캠퍼스 설립을 비롯해 올 상반기(1∼6월)에 교육 관련 규제 38건을 확인해 개선하기로 했다. 대학 단일교지 인정 범위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는 한 대학이라도 교지가 2km 이상 떨어져 있으면 각각 학생 정원에 비례해 최소한의 교지 면적을 확보해야 했다. 앞으로는 단일교지 인정 범위를 20km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일반대학과 전문대가 합칠 때 반드시 일반대학으로만 통폐합하도록 한 것도 필요 없는 규제로 봤다. 대학이 전문대로 통합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초중고교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교육환경보호구역에 만들지 못했던 당구장과 만화방 설치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학교 출입문에서 50m 이내인 절대보호구역에는 당구장 및 만화방 설치가 기본적으로 금지됐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