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강화서도 확진 정부 통제선 밖으로 확산 추세… 충청-경북 접경까지 방역망 넓혀 李총리 “방역 완전치 못해 상황 절박”… 韓 바이러스, 中 휩쓴 것과 동일 국정원 “평안북도 돼지 전멸상태”… 정부, 민통선-北접경지 집중소독
2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파주시 적성면의 한 농가에서 신고한 돼지를 검사한 결과 ASF에 걸린 것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강화군 송해면 농가는 이날 오전 정부가 예찰을 위해 혈청검사를 하던 중 의심 사례가 발견돼 정밀검사를 거쳐 발병이 확인됐다. 이로써 ASF 발병 농가는 총 5곳으로 늘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장은 돼지 23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ASF가 발생한 경기 연천군 농장에서 6.9km 떨어져 있다. 돼지 400마리를 키우는 강화 농장은 ASF가 발생한 김포 농장에서 13.6km 거리에 있다.
드론으로 방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지역이 늘며 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전남 나주축협과 나주시가 드론과 방역차량을 이용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하지만 아직까지 바이러스 유입 및 전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대증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발병 농가들이 한강과 임진강 등 하천과 인접해 있는 만큼 북한에서 흘러온 오염물질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총리도 “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공교롭게도 발생 지역이 임진강 상류, 중하류 또는 바다와 면해 있는 곳”이라며 북한 유입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된 ASF 바이러스의 핵심 유전자는 중국을 휩쓸고 있는 ‘제2형’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학계에선 북한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도 중국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평안북도 돼지는 전멸 상태이며 북한 전역으로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국방부와 협의해 민통선을 포함해 북한 접경지역의 하천과 도로를 집중 소독하기로 했다. 사료 트럭 등이 발병 농가들을 드나들었다는 점에서 차량에 의한 전염도 의심되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