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상한제前 ‘청약열풍’ 현실로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는 24일 1순위 청약 결과 총 5개 타입 중 4개 타입에서 1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 평형 분양가가 9억 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향후 서울의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뉴스1
2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24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을 마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15.1 대 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분양물량 총 112채 모집에 1만289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타입별 청약 최고경쟁률은 26채 모집에 총 3758개 청약통장이 몰리며 14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면적 84m²A에서 나왔다. 그 밖에 전용면적 △84m²B(116.6 대 1) △84m²C(101.7 대 1) △71m²A(101.2 대 1) △71m²B(93.9 대 1) △71m²C(125.2 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지난달 89채 모집에 8134명이 신청해 203.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에 이어 서울 일반청약 단지 중 두 번째로 높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 평균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6년 10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06.6 대 1) 이후 3년 만이다. 분양 관계자는 “20일부터 3일간 열린 래미안라클래시 본보기집에 1만여 명이 다녀갔다”며 “요즘은 일단 ‘되기만 하면 로또’라는 분위기라 서울 어느 지역이든 청약 열기가 무척 뜨겁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23일 마치고 10월 중으로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 적용 시기는 시장을 봐가며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도가 시행되면 로또 분양 열풍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대형 건설사 등 61개 회원사를 가진 한국주택협회는 25일 “각 건설사가 내년 공급 일정을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 사유재산권 침해 등 부작용이 있는 제도 시행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0월에도 강남구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밀어내기 분양이 예정돼 있어 청약 광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정부가 수도권에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시그널이 부족해 기대심리가 과잉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공급과 관련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