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도 자율주행 등 겹치는 영역없어 수혜 전망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기술 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당초 우려와 달리 기존 협력사들도 수혜를 보게 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23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자동차 부품 및 SW 기업인 앱티브와 미국에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밝혔다. 신설 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봇택시 사업자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용 SW를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계획 발표 후 합작사와의 경쟁으로 인해 현대모비스, 만도 등 기존 협력사들의 활로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25일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경쟁범위가 겹치지 않아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합작사는 자율주행 플랫폼 구성요소 중 SW만 개발하고, 개발 범위도 자율주행 4단계(고도자율주행), 5단계(완전자율주행)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자율주행차 합작법인 설립 계획에 대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억 달러(약 2조39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에 대해서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우수한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봤다. 무디스는 이어 “합작법인 설립이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접근성을 높이고 관련 상품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자율주행기술 투자에 관련된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