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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요양병원 화재… 고령사회 인프라 관리 이대로 안 된다

입력 | 2019-09-26 00:00:00


24일 경기 김포시 김포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을 당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 132명이 입원해 있어 더 큰 대형 참사로 번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고령화로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배우자나 부모를 맡긴 가족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갈 것이다.

경찰은 최초로 불이 난 지점을 보일러실 내 산소발생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전기를 끊고 진행하는 전기안전점검을 앞두고 병원 직원들이 중환자용 산소호흡기에 산소를 수동 공급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에 불꽃이 튀었고 연기가 급속히 퍼져나갔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병원 직원들이 초기 진화를 하면서 보일러실 방화문을 닫지 않아 연기가 새어나갔고, 병실과 복도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실은 병실 가까운 곳에 위치했는데도 산소발생기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설치되지 않았다. 불길이 빨리 잡혔고, 병원 직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헌신적인 구조 노력을 펼쳤음에도 소방시설이 미비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부천소방서 등이 실시한 화재안전 특별조사 때 이 병원은 스프링클러 미작동을 포함한 19건의 지적을 받았다.

요양병원은 스스로 대피가 어려운 노인 환자들이 많아 어느 시설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지난해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앞서 2014년에는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숨지는 비극이 있었다. 요양병원을 비롯해 고령화시대의 기초적인 인프라들은 만약의 위험에 대비한 비용을 아끼지 말고 소방 및 안전시설을 보다 철저히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