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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연평-백령도 장병, 자주포 훈련사격 88% 줄어

입력 | 2019-09-26 03:00:00

9·19 남북합의 따라 파주 이동훈련… 다연장로켓 등은 올해 한발도 못쏴



동아일보DB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로 서북도서에서의 포(砲) 사격 훈련이 중단되면서 올해 연평도와 백령도 장병들의 훈련량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포를 내륙으로 옮겨 ‘이동 훈련’을 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훈련에 쓰이는 포 종류가 3개에서 1개로 줄어든 것. 그나마 훈련 명맥이 이어진 K-9 자주포의 훈련 1회당 사격량도 2017년에 비해 88% 줄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25일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올 상반기 K-9 6문을 동원해 포 사격훈련을 총 6회 실시했다. 훈련 1회당 사격발수는 30발이었다. 남북군사합의 이전인 2017년 8월 7일 K-9 42문으로 252발을 쏘던 것에 비하면 훈련당 사격량이 88% 준 것. 이동 훈련의 어려움 등으로 다연장 로켓포 ‘천무’, 정밀유도 기능을 갖춘 미사일 ‘스파이크’는 2017년과 달리 올해 훈련에서는 단 한 발도 발사되지 못했다.

훈련 규모가 축소된 것은 남북군사합의 이후 서북도서 장병의 훈련 장소가 경기 파주로 변경된 영향이 크다. 기존에는 배치된 포로 훈련했지만 이젠 훈련 때마다 포를 배에 싣고 평택항으로 옮긴 뒤 트레일러에 다시 실어 파주 무건리 훈련장으로 가져가야 한다. 환경이 다른 파주에서 훈련하다 보니 ‘포가 손에 익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포와 장병의 이동 비용도 올 상반기에만 3억7000여만 원이 들었다. 장성 출신인 김 의원은 “백령도와 연평도 장병들의 포 훈련이 대폭 줄어든 건 군사대비태세 약화와 직결돼 유사 시 즉각적 전투력 발휘에 직접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26일 입장 자료를 내고 “2017년 서북도서 1회 42문 사격량 252발과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중대급 규모 6문 1회 사격량 30발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올해 K-9 사격은 중대급 규모 6문으로 총 14회 420발이 계획돼있다”고 해명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