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보일러실 불끄다 그냥 대피… 유독가스 순식간에 병실로 번져 전문가 “반드시 방화문 닫아야”
2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병원의 관리직원 4명은 전날 오전 9시경 건물 4층 보일러실의 산소탱크에서 불길이 치솟자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다. 이들은 보일러실 문을 열어두고 복도를 오가며 소화기를 가져와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들은 불길이 점점 거세지자 소방서에 “불이 났다”고 전화로 신고한 뒤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보일러실 문은 열어둔 채였다.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보일러실 문은 열려 있었다. 신고를 받은 119소방대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는 11분 가까이 걸렸다. 이 사이 연기와 유독가스가 복도와 병실 등으로 유입된 것이다. 병원 보일러실 문은 불길과 연기가 퍼지는 것을 일정 시간 막아줄 수 있는 방화문이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불길은 보일러실 바깥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유독가스가 복도와 병실에 퍼지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불길을 발견했을 때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보일러실 문을 닫아뒀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1월에도 화재 현장에서 방화문을 열어둔 채 대피해 피해를 키운 사례가 있었다.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집주인이 현관문을 열어두고 대피하면서 유독가스가 복도로 빠르게 흘러나왔다. 주민들이 화재 경보음을 듣고 복도로 나왔지만 이미 가득 찬 연기를 들이마셔 6명이 중태에 빠졌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직접 불을 끄기 힘든 상황이라면 반드시 현관문 등 철문을 닫아두고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