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법 “의회정회는 위법” 판결에 야권서 불신임-조기총선 거론 존슨, 유엔총회 도중 급거 귀국… 자진사퇴 후 총선 반전 노릴수도
영국 BBC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존슨 총리는 즉시 해명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의회 정회 위법 소송을 주도한 브렉시트 반대운동가 지나 밀러(51)도 대법원 판결 직후 “의원들이 용감하고 대담하게 부도덕한 존슨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총리 사임을 촉구했다. 존슨 총리뿐 아니라 ‘의회 정회가 합법’이라고 조언한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장관 등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했던 존슨 총리는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귀국했다. 그는 귀국 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브렉시트 과정에 대해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해준 벌로 독수리에게 영원히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게 된 그리스 신화 속 인물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운명은 의회를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의회는 조건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추가 입법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등 야권은 정부 불신임을 고려하고 있다. 하원에서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14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하고 존슨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
사퇴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존슨 총리가 먼저 총리직을 사임한 후 조기 총선을 통해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의 지지마저 잃을 수 있으며 선거에서 패배하면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오명을 얻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