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주요 TV 시청 시간에 고열량-저영양 식품 광고 제한하고 초등학교 주변서 ‘불량식품’ 없애 식약처, 선도적 추진 공로 인정… 유엔 총회서 특별위원회賞 수상
지난해 5월 식품안전의 날 행사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로부터 식생활 영양과 안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아이들은 또래와 슈퍼마켓에만 가도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쉽게 노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과 빙과제품의 13.5%는 당류나 포화지방이 기준보다 많이 들어 있다. 고열량 저영양 식품은 1회 섭취 참고량당 단백질은 2g 미만이면서 당류(糖類·기준 17g), 포화지방(4g), 열량(250Cal) 가운데 하나 이상이 기준을 초과하는 것이다.
아이스크림뿐만이 아니다. 주부 조모 씨(34)도 물 대신 주스와 초코우유만 마시겠다는 6세 자녀와 실랑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식약처는 음료 200mL당 당류가 17g을 넘으면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분류해 어린이가 많이 마시지 않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시판 중인 가당(加糖) 음료 대부분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
아이들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 식약처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대한 TV 광고를 제한해 왔다. 어린이가 주로 TV를 보는 시간(오후 5∼7시)에는 광고를 금지하고 어린이 프로그램은 중간광고도 할 수 없도록 했다. 무료로 장난감을 준다며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구매하도록 부추기는 광고는 TV뿐만 아니라 라디오와 인터넷 등에서도 금지했다.
초등학교 주변 200m를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전담 관리원이 조리 및 판매업소를 지도 점검하는 정책도 올바른 식생활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 매점과 식품안전보호구역의 우수 판매업소에서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과 고(高)카페인 식품을 사지 못하도록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정책으로 학교 주변 위생이 검증되지 않은 길거리 판매업소가 사라지고 식품에 대한 안전 체감률이 2014년 47.8%에서 2017년 63.9%로 향상됐다.
어린이 비만을 제한하기 위해서 식약처는 가맹점 100곳 이상인 프랜차이즈의 영양표시를 의무화하고 영양가 높은 기호식품에 대해서는 품질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두고 영양사 고용 의무가 없는 소규모 시설(전체 91%)의 급식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관계 부처와 함께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시행해 소아비만 예방 관리도 펼쳤다.
UNIATF는 영양, 정신건강, 웰빙, 만성질환 예방 및 환경 관찰, 유해 주류 섭취 등에 대한 연구를 의제로 삼고 지난해 이 상을 제정했다. 만성질환의 관리 및 예방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에 기여한 세계의 정부기관과 개인의 공로를 치하하고 국제사회에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수상이 한국의 모범적인 어린이 식생활 안전 정책을 유엔 회원국에 공식적으로 소개해 다른 개발도상국에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풍부하게 도입해 얻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투자를 더 늘려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