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소금집델리의 ‘장봉프로마주’ 샌드위치. 홍지윤 씨 제공
홍지윤 쿠킹클래스 쉬포나드 운영자
유명한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라 구경하다 지쳐 돌아보니 일행 중 한 친구가 벤치에 앉아 방망이만 한 바게트를 물고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다”며 건네주는 바게트에는 버터가 발라져 있고 햄과 치즈가 수북하게 들어 있을 뿐이었다. 겉이 바삭한 바게트의 쫄깃한 속살을 씹을수록 ‘빵이 이렇게 고소한 맛이었나’ 싶게 풍미가 퍼져 나왔다. 그 후로 누군가 샌드위치를 말하면 내겐 그때의 맛이 기준이 됐다.
단순한 요리일수록 제대로 만들기 어렵고 재료가 탁월하면 조리가 필요 없는 법이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먹은 장봉프로마주(바게트에 버터를 바르고 햄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는 좋은 재료로 만든, 단순하지만 훌륭한 요리의 한 예다. 바게트는 프랑스의 주식이고 파리 어디서 사 먹어도 실패하기 어렵다. 거기에 프랑스산 버터를 바르고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샤르퀴트리(육류로 만드는 햄, 베이컨, 소시지 등의 가공육)와 치즈가 더해졌으니 완벽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바게트는 물론 치즈와 햄을 만드는 공정 자체가 복잡할뿐더러 오랜 세월을 거친 노하우가 들어 있다는 점을 지나칠 수 없다. 뛰어난 재료를 조합만 잘해도 훌륭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다.
홍지윤 쿠킹클래스 쉬포나드 운영자 chiffonade@naver.com
○ 소금집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14 장봉프로마주 샌드위치 1만2000원
○ 타르틴 베이커리 서울 강남구 언주로168길 24 차돌반미 샌드위치 1만2000원
○ 큐물러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275-5 풀드포크 샌드위치 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