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이 거론한 탄핵사유에 대해 “장난하냐”는 식으로 반응했다고 25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탄핵 절차(조사) 개시를 발표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이 사실을 들여다보면 (탄핵은) 그냥 장난이다. 그것(녹취록)으로 탄핵을 한다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고발로 탄핵 정국까지 몰고간 최초의 원인 제공자인 내부고발자와 관련, “모든 하원의원들에게 내부고발자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약속’을 했다는 내부고발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해당 녹취록 공개 요구가 빗발쳤었다.
이 녹취록은 원본이 아닌 요약본으로, 상황실 근무자 및 백악관 직원들의 기억과 메모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만나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녹취록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충분히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유럽 국가들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한다. 우리는 유럽 국가들보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었고, 그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당신(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1000% 동의한다”며 “유럽연합(EU)은 우리의 가장 큰 파트너가 되야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더 큰 파트너”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미국의 국방원조에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대전차 재블린 미사일을 더 구매할 준비가 거의 다 됐다고 덧붙였다.
녹취록 공개 후 민주당은 군사원조를 빌미로 수사 압박이 있었다며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난 아무도 협박하지 않았다”며 “압박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 또는 보상)가 없었다며 이 스캔들 자체가 “거짓말”이며 “마녀사냥”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통화는 아주 정상적이었고 많은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무도 나를 압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