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해당 사진은 기사에 언급된 즉석떡볶이 업체와 무관함). 동아일보 DB
경북 영주시청 소속 공무원이 즉석떡볶이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주시청 홈페이지엔 25일부터 이른바 ‘떡볶이 사건’을 일으킨 공무원을 징계하라는 요청 글이 쏟아지고 있다. 영주시청의 한 공무원이 야근 중 즉석떡볶이를 배달시키며 판매 업체 측에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떡볶이 사건’은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즉석떡볶이 배달 누구 잘못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됐다. 글쓴이는 “야근 중에 즉석떡볶이집을 애플리케이션에서 보고 배달시켰다”고 말문을 열었다.
예상과 달리 재료만 배달되자 글쓴이는 ▲냄비·버너 대여 ▲매장에서 조리한 떡볶이와 재료 교환 ▲환불 등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체 측은 모두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글쓴이는 “환불은 힘들고 나머지 대안은 두 번 걸음하고 퀵비 들어서 곤란하다고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글쓴이는 “여기가 이름만 봐도 공공기관이란 게 유추될만한 곳이었다”며 “상식적으로 공공기관에서 즉석떡볶이 주문 들어오면 버너 있냐고 물어보는 게 맞는 거고 세 가지 대안 중 하나는 절충해주는 게 맞다고 보는데 그 어느 것도 싫다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앱 어디에도 버너 없이 익히지 않은 재료와 소스만 배달된단 말이 없었고 후기에도 그런 말이 없었다. 버너가 당연히 올 거라 알고 주문한 게 이상한 것이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부분의 누리꾼은 “배달시키면서 버너가 당연히 올 거라 알고 주문한 게 이상하다 ”, “비조리라 적혀 있으면 본인이 가게에 전화해서 확인을 해야한다” 등 글쓴이의 행동을 지적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좁은 지역사회라 5분 안에 처리해드리고자 비조리인데도 끓여 드리겠다고 했는데 가까이 사는 직원 분이 버너랑 냄비 가지러 갔다고 하기에 제 불찰이라고 사과도 드렸다. 그런데 저랑 통화한 내용을 많이 빠뜨리셨다”고 덧붙였다.
업체를 같이 운영한다는 이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조치를 취해 드릴 테니 다시 전화 드리겠다고 하고 다른 분에게 전화를 넘겼다. 잠시 후 인근 동료에게 조리 기구를 빌려서 식사하신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래도 미안함 마음에 다시 사과드린 후 통화가 마무리 됐다”며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는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미안함이 확 사라졌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상호까지 올려 저장할 만큼 저희 응대가 그렇게도 불쾌했느냐”라고 토로했다.
영주시청 홈페이지
누리꾼들은 함께 올라온 사진 속 일회용 나무젓가락 포장지에 적힌 상호와 업체 주인이 ‘시청’이라고 언급한 점 등을 토대로 글쓴이의 소속이 영주시청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국 이 같은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영주시청 홈페이지도 마비됐다. ‘떡볶이 사건’에 항의하고자 영주시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이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3시 기준 영주시청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현재 사용자가 많아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구가 안내된다. 접속 대기자는 약 2000명이다.
이와 관련해 영주시청 감사실 측은 동아닷컴에 “온라인에 올라온 글은 시청 직원(공무원)이 작성한 것이 맞다. 사실 조사를 거의 마친 상태”라며 “해당 즉석떡볶이집은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데, 사진에서 떡볶이집 상호가 노출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결과를 보고하고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징계 수준에 대해선 “징계위원회가 열린 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