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우완 투수 이영하는 올 시즌 15승 고지에 오르며 팀의 확실한 국내 선수 에이스로 떠올랐다.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가 가장 큰 강점이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이영하(22)의 올 시즌 팀 내 입지는 굳건하다.
2018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40경기에서 10승(3패2홀드)을 거뒀지만, 전체적인 투구내용이 만족스럽진 않았다. 5.28의 평균자책점과 기복 있는 투구가 과제로 꼽혔다. 승부욕이 강한 데다 좀처럼 만족할 줄 모르는 이영하는 2월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변화를 다짐했다. 이는 올 시즌 15승 투수로 거듭난 원동력이 됐다. 이른 시점에 이영하를 선발진에 배치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택이 완벽하게 통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완투승 한 차례 포함 15승4패, 평균자책점 3.80(156.1이닝 66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조합에 공격적인 투구가 뒷받침되니 투구수를 줄이며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삼진은 소화 이닝(156.1이닝)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88개에 불과하지만, 누구도 이영하의 구위를 의심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선발투수로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가치는 빠른 공”이라고 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5경기(4패, 평균자책점 18.56)가 아쉽지만, 이는 이영하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한계에 부딪쳤을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깨우쳤다. 17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기록도 여기에 기인한다. 이영하는 “힘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남은 힘을 짜낼 수 있다는 게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층 강해졌다는 증거다.
“8~9회에 마운드에 오르면 스스로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지만, 더 강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마음먹으니 구위가 더 좋아진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는 더 강하게 마음을 먹는다.”
그는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둔 19일 인천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2차전을 예로 들며 “9회에는 마무리투수라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했다.
꾸준한 노력과 승부욕, 정신력 강화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니 새로운 15승 투수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