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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 국산화에 박수[내 생각은/임용택]

입력 | 2019-09-27 03:00:00


이달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에서는 270MW(메가와트)급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이 공개됐다.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은 세계 5번째 쾌거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큰 박수를 보낸다. 필자는 2000∼2002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계전문위원으로 재임 시 가스터빈을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의 후보과제로 제안했으나 우선순위에서 밀려 과제화하지 못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으로 2014년 대전ICC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미래 기계기술 국제포럼에 일본 미쓰비시 히타치사의 겐지 안도 수석부사장을 초대해 일본의 가스터빈 개발 역사에 관한 발표를 들을 기회를 마련했다. “일본은 1960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로부터 가스터빈 기술을 도입해 연소기 입구 온도가 섭씨 732도인 MW171 모델을 1963년 생산하기 시작했다. 독자적인 모델인 MW701B를 1970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연소기 입구 온도가 섭씨 1250도인 자체 모델 MF111을 1986년 개발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도 가스터빈 기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기관중점과제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발전소뿐만 아니라 항공기 엔진 등에도 사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연소기 같은 일부 부품의 국산화를 기계연이 이뤘지만 선진국과 같은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려면 관련 설비를 인증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 같은 인증 설비 구축을 위해서는 수조 원 이상 들기 때문에 국가적인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이번의 쾌거가 세계적인 가치 사슬로 묶여 있는 시장에서 단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술 수준으로 보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근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같은 소재 수출 규제를 일본이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초 과학뿐만 아니라 정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적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임용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