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소미아 관련 문제 제기한듯… 외교소식통 “美중립 입장 변함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 간 3자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보도자료에 없던 내용이다.
미국은 한일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중립을 견지해왔다. 이 때문에 미일 정상회담서는 아베 총리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한일 관계를 질문했고, 아베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한국 정부의 책임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이 파기를 선언한 일한(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 측에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되돌리라는 압박 차원에서 백악관이 한미일 안보협력 논의 내용을 보도자료에 포함시킨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한일 갈등을 양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본 측에서 먼저 언급한 것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의 하나로 보도자료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