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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명백한 수사개입-직권남용”… 與 “檢, 野와 내통해 정보유출”

입력 | 2019-09-27 03:00:00

[조국 의혹 파문]‘조국-검사 통화’ 강대강 대치
한국당-바른미래 탄핵소추 공조… 민주당 “정치적 거래 범인 색출을”
野, 대정부질문 ‘조국장관 보이콧’… 장관 아닌 ‘법무부 관계자’로 불러




심각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26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팀장과 통화한 사실이 폭로된 후 민주당 의원들과 무거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러 온 검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국무위원 탄핵소추 카드를 꺼내들었고 여당은 수사정보 불법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강 대 강’ 대치에 돌입했다.

○ 與 “수사 개입” vs 野 “검찰과 야당 내통”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 도중 정회를 신청해 의원총회를 열고 “법무부 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지휘하도록 돼 있다. 이건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명백한 수사 개입이자 직권남용, 외압”이라며 “탄핵 추진은 물론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고발에 모두 힘을 합쳐 달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한국당과 공조 의사를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압력을 가해 왔던 사실이 확인됐다. 조 장관은 해임 대상이 아니라 탄핵 대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해임을 거부한다면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장관 등 국무위원이 직무에서 헌법 또는 법을 어겼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수 있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고, 재적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된다. 현재 재적의원은 297명이다. 발의와 의결에 각각 최소 99명과 149명 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국당(110명)과 바른미래당(28명)의 의석수로는 재적 과반을 채울 수 없어 다른 야당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정보 불법 유출”이라며 야당과 검찰을 성토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검찰 일부가) 야당 의원들한테 직보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이 수사 상황이 정치적으로 거래되고 있는지 범인을 색출해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피의사실을 알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내통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라며 “사실은 사실이고, 통로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검찰 내부에 정치권과 거래하는 어둠의 세력이 존재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野, ‘법무부 관계자’로 조 장관 호칭


“법무부 관계자, 나와 주세요.”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이날 조 장관을 이같이 호명했다. 조 장관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곽 의원은 “빨리 나오세요”라고 재촉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나서 “곽 의원님, 법무부 관계자 나오라고 하셨습니까. 법무부 장관만 나올 수 있다. 법무부 장관님 나와 달라”고 말하자 조 장관은 답변석으로 이동했다.

조 장관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부터 “범법자 내려가라” 등의 야유와 고성이 쏟아졌다. 야당 의원들은 의자를 180도 돌려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조 장관을 등지고 앉았다. 질의에 나선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을 ‘장관’ 대신 ‘법무부를 대표하는 분’ ‘전 (대통령)민정수석’ 등으로 불렀다. 조 장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여기에 의사봉을 잡은 한국당 소속 이주영 부의장이 한국당 의원총회를 위해 회의를 정회하면서 여야 충돌은 거세졌다.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 부의장이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기 때문. 회의는 문 의장이 다시 진행하면서 30분 만에 재개됐다.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주영 의원을 국회부의장이라 다시는 부르지 않겠다. 본회의장을 사유지로 타락시킨 이주영 의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고야·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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