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태광 유학자금 1억8000만원 받아 조국 “인간적 도리였다” 해명
조국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인 2011년 4월 1700억 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며 쓴 탄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제공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조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1년 이 전 회장의 보석을 탄원하는 편지를 법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면서 뒤로는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선처하는 것은 위선의 결정체”라고 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조 장관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로스쿨에서 유학한 1994년부터 3년 동안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회장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장학재단에서 15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유학비 등으로 지원받았다.
권 의원은 “태광그룹은 ‘황제 보석’ 논란으로 비리 재벌로 지목된 곳”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4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지만, 간암 수술을 이유로 63일 만인 같은 해 4월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조 장관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시기는 이 전 회장이 구속집행 정지 이후 법원에 보석을 신청하던 때다. 법원은 2012년 6월 병보석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전 회장이 음주 흡연을 하는 모습과 술집 등에 출입하는 모습이 드러나 ‘황제 보석’ 논란이 일었고, 지난해 12월 이 전 회장은 보석 취소와 함께 다시 수감됐다. 올해 6월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 원을 확정했다.
조 장관은 “선대회장에게 장학금을 받았고 아들이 그런 처지에 있어 보석 탄원서를 썼다”며 “처벌과 보석은 다르다. 피고인의 방어권, 예컨대 재벌이든 누구든 보석 권리가 있다”고 했다. 또 “당시 장학생 여러 명이 같이 탄원 서류를 냈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이 태광그룹 비자금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을 당시 장학재단의 행사에 참석했던 것도 문제 삼았다. 조 장관은 “장학금을 수여받은 학생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축사를 했다”고 했다. “거마비는 받았느냐”는 질의에는 “받지 않았다”고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