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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1988년 무렵 용의자 몽타주 작성을 도왔던 버스안내양을 찾아 최근 최면 조사를 통해 새로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인상착의에 대한 진술을 바탕으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유력 용의자 이춘재(56)와 다시 비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당시 용의자를 목격했던 버스안내양 엄모 씨를 상대로 최근 최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31년이 지나 흐릿해진 엄 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 최면 전문가 2명이 조사에 투입됐다. 엄 씨는 최면 조사에서 ‘170cm에 못 미치는 키, 짧은 상고머리와 날카로운 눈매, 오뚝한 코의 남성’을 기억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엄 씨가 본 건 주로 버스 앞좌석에 앉은 용의자의 옆모습”이라며 “다른 목격자와 당시 인근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의 피해자를 추가로 접촉해 최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 씨는 7차 범행이 있던 1988년 9월 7일 경기 화성시 발안읍에서 출발해 수원시 고등동으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용의자를 목격한 인물이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엄 씨는 경찰에서 사건 발생 직후인 오후 9시경 사건 장소로부터 400m 가량 떨어진 농로에서 버스에 탄 20대 남성의 인상착의에 대해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렸다.
경찰은 또 이춘재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언론을 통해 이춘재의 사진이 공개된 상황에서 추가 신상공개의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희기자 che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