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보수야권 “탄핵추진” 이틀째 총공세
“이 악물고 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앞에서 차에 오르고 있다. 조 장관은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사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 “남편으로서 부탁한 것”이라며 “인륜의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1
○ 한국당, 조국 고발 및 탄핵소추 추진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7일 사단법인 국가미래포럼이 주최한 특강에서 “수사 중인 검사에게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가 전화해서 결과적으로 (수사를) ‘살살 하라’고 한 것으로, 수사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한 압수수색 검사와의 전화 통화는 검사 협박전화이며 검찰청법을 위반한 매우 위중한 범죄”라면서 “직권남용이자 수사 외압, 검찰 탄압과 법질서 왜곡·와해이자 공작”이라고 가세했다. 한국당은 이날 조 장관을 직권남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교일 의원은 “검찰청법(8조)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개별 검사가 아닌)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조 장관의 통화 사실이 확인된 즉시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에 대한 탄핵도 추진할 방침이다. 헌법 65조엔 국무위원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는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 조 장관의 탄핵안과 해임건의안 발의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당 나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해 양당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시기를 저울질해 조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면서 “여당의 2중대를 자처하고 있는 다른 야당들이 민심에 굴복하는 시기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일단 해임건의안부터 발의하고 추후 탄핵안 발의를 검토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국회의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발의는 제헌국회 이후 2015년 정종섭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단 한 건에 불과했기 때문에 발의 자체만으로 파괴력이 있다고 야권은 보고 있다.
○ 검찰 “압력 행사” vs 조국 “인륜의 문제”
검찰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팀 검사와 통화한 사건은 ‘수사정보 유출’이 아니라 ‘수사 압력’ 사건이며, 그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과 검사의 통화는 수사 정보나 기밀에 해당하지 않고 수사 중인 혐의나 범죄사실도 아니기 때문에 피의사실 공표 혐의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또 “내부 확인한 결과 정치권과 접촉해 해당 사실을 전달한 수사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법무부가 “조 장관 부인이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라고 한 데 대해선 “부인은 현장에서 압수수색 대상자가 아니라 지휘자처럼 행동했다. 압수물을 원위치에 돌려놓으라고 하거나, 압수물 박스를 몇 개에 나눠 담을지까지 참견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날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장관으로서 압수수색에 개입하거나 관여한 게 아니라 남편으로서 아내의 건강을 배려해 달라고 부탁드린 것이다. 이건 인륜의 문제”라고 밝혔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