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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이웃, 오래 가게… 피터팬 1978

입력 | 2019-09-28 03:00:00


《자고 일어나면 변하는 것이 요즘 세상이라지만, 우리 곁에는 오랜 시간 골목을 지키고 있는 노포(老鋪)들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들을 ‘오래가게’라는 이름으로 기리고 있습니다. 어느새 떼지 못할 만큼 정이 들어버린 이웃을 소개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동네 빵집 앞으로 자전거 한 대가 천천히 지나갑니다. 평일 오후의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하지만 빵집 주인 사정은 다르네요.

“하루 중 안 바쁜 시간이 없다”는 것이 ‘피터팬 1978’ 박지원 대표(사진)의 말입니다. 천연 재료로 만든다는 ‘건강한 빵’이 소문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택배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네요. 여전히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 단골손님들도 박 대표의 일손을 바쁘게 만듭니다.

‘피터팬 1978’은 이름처럼 1978년에 문을 열어 40년 넘게 연희동을 지키고 있는 동네 터줏대감입니다.연중무휴, 하루도 쉬는 일 없이 동네의 아침과 간식을 책임져 왔습니다. 박 대표는 이 빵집의 역사나 다름없습니다. 빵집을 세운 아버지(박용배 사장)와 단골손님 어머니가 만나면서 태어났으니까요.

8년 전부터 아버지를 도와 빵집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찬찬히 돌아보다 보니 ‘아기 궁댕이’ ‘장발장이 훔친 빵’ 같은 독특한 이름의 빵이 눈에 띕니다. 박 대표는 “어느 빵집에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빵이 아니라 ‘피터팬 1978’에서만 만날 수 있는 빵을 굽고 싶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비결 때문일까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물결에 밀려 점점 동네 빵집이 사라지는 시대라지만, 이 빵집만큼은 피터팬처럼 풋풋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0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