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동네 빵집 앞으로 자전거 한 대가 천천히 지나갑니다. 평일 오후의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하지만 빵집 주인 사정은 다르네요.
“하루 중 안 바쁜 시간이 없다”는 것이 ‘피터팬 1978’ 박지원 대표(사진)의 말입니다. 천연 재료로 만든다는 ‘건강한 빵’이 소문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택배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네요. 여전히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 단골손님들도 박 대표의 일손을 바쁘게 만듭니다.
8년 전부터 아버지를 도와 빵집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찬찬히 돌아보다 보니 ‘아기 궁댕이’ ‘장발장이 훔친 빵’ 같은 독특한 이름의 빵이 눈에 띕니다. 박 대표는 “어느 빵집에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빵이 아니라 ‘피터팬 1978’에서만 만날 수 있는 빵을 굽고 싶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비결 때문일까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물결에 밀려 점점 동네 빵집이 사라지는 시대라지만, 이 빵집만큼은 피터팬처럼 풋풋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